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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연금이 얼마인지, 투자자산은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 매달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한지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노후를 준비하면서 연금과 투자, 현금흐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으로 준비하는 연금도 중요하지만, 노후에 가장 오래 함께할 사람과의 관계도 잘 준비하고 있을까?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결국 배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젊을 때는 자녀를 키우고 직장생활을 하느라 서로에게 온전히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기도 합니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녀는 독립하고, 직장에서도 은퇴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그때부터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훨씬 많아집니다.
그래서 노후에는 배우자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편안한 동반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래 살수록 부부는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됩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아는 것들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말을 들으면 속상한지, 힘들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서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사랑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가 됩니다.
친구 같기도 하고 가족 같기도 합니다. 때로는 서로의 생활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아닐까요?
노후에는 이런 사람이 더욱 소중할 것 같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며 생각했던 것
오래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렸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일상을 담은 영화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별한 사건보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웃고, 서로를 챙기는 평범한 일상이 오히려 더 마음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의 뜨거운 사랑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오면서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가능한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노후에 저런 부부로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마음을 알 수 있고, 작은 일에도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부부 말입니다.
같은 상황도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달라집니다
부부 사이에는 생각이 다른 일이 참 많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보고도 한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흔히 컵에 물이 반 정도 남아 있을 때
“물이 반이나 남았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요.
부부관계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게 부족한 것만 계속 바라보면 함께 살아온 긴 세월도 불만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함께해 준 것, 잘해준 것, 여전히 곁에 있어주는 것을 바라본다면 같은 사람을 보면서도 마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을 참고 이해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부 사이에도 분명히 대화하고 고쳐야 할 문제는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배우자를 바라볼 때 부족한 것 하나보다 함께 쌓아온 많은 시간을 먼저 볼 수 있다면 노후의 모습도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후준비에는 ‘관계의 연금’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노후를 준비하면서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을 준비합니다.
매달 사용할 생활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돈만 준비한다고 노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어도 매일 함께 지내는 사람과 대화가 되지 않고 서로 불편하다면 노후가 외로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큰 재산이 없더라도 서로 의지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배우자가 있다면 하루하루의 생활이 조금 더 든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좋은 부부관계도 노후를 위한 하나의 연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처럼 통장에 쌓이는 연금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함께 쌓아온 신뢰와 이해가 노후에 나를 지켜주는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서로의 편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노후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지금의 생활이 결국 우리의 노후가 될 것입니다.
연금을 준비하고 투자도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처럼, 부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도 조금씩 만들어가야겠습니다.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기보다 좋은 점을 하나 더 바라보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수고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사람이 되어주는 것.
어쩌면 이것도 노후준비가 아닐까요?
돈으로 받는 연금은 생활을 지켜주고, 함께 살아온 부부의 관계는 마음을 지켜줄 수 있으니까요.
노후에 가장 필요한 연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통장에서 매달 들어오는 연금도 중요하지만, 마지막까지 내 편이 되어줄 사람과 함께하는 것도 꼭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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