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젊었을 때는 형제자매가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각자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면 자기 가족을 챙기느라 바빴고, 만나고 싶어도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살더라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50대가 되고 나니 생각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얼마 전 세 자매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우리 나이 들면 가까이 살자.”

예전 같으면 웃고 지나갔을 말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아마 우리도 이제는 앞으로의 삶을 생각할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가까운 사람이 더 소중해진다

젊을 때는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에게서 느끼는 편안함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만나서 밥 한 끼 먹고,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내가 아프거나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굳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내 상황을 알아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가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병원에 갈 일이 생기거나 갑자기 도움이 필요한 순간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가족이 멀리 살고 있다면 마음은 있어도 바로 달려오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면 잠깐 들러 안부를 묻고, 함께 병원에 가거나 필요한 일을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가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안전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한집에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세 자매가 가까이 살자는 말은 한집에서 함께 살자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각자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좋아하는 음식도 다르고 생활습관도 다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매일 부딪히며 생활하다 보면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각자의 집은 따로 두되 가까운 곳에 사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거나 차로 10~20분 정도 거리에 있다면 평소에는 각자의 생활을 하면서 필요할 때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언니 집에서 밥을 먹고, 다음에는 동생 집에서 차를 마시고, 누군가 아프면 다른 자매가 잠깐 들러주는 식입니다.

함께 사는 것과 완전히 따로 사는 것 사이에도 충분히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가족이나 친구끼리 가까이 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주변을 보면 형제자매끼리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하거나, 친한 친구들끼리 같은 지역에 모여 살고 싶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면 자녀와 함께 살거나 혼자 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했다면, 이제는 조금 다른 노후의 모습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자의 독립적인 생활은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관계를 가까이에 두는 것입니다.

꼭 가족일 필요도 없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들이 같은 동네에 모여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한집에 사느냐보다, 어려울 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50대가 되니 노후준비의 의미도 조금 달라진다

50대가 되면서 노후준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연금이나 저축을 떠올렸습니다.

얼마가 있어야 하는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살 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른 것도 보입니다.

돈이 있어도 건강하지 않으면 제대로 사용할 수 없고, 좋은 집이 있어도 너무 외로운 곳이라면 오래 살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갑자기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노후에 누구와 가까이 지낼 것인가도 미리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 자매가 나눈 “우리 나이 들면 가까이 살자”는 말이 단순한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던 이유도 아마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아직 어디에서 어떻게 살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각자의 집에서 생활하면서도 가까운 곳에 서로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매일 붙어 있지는 않아도 필요할 때 찾을 수 있고, 오랜만에 만나도 편안한 사람.

그런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노후가 조금은 덜 외롭고 든든하지 않을까요?

노후준비는 돈을 준비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관계를 준비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응형
반응형